Tit - for -Tat과 윤리
진화심리학이 뜨면서, Tit-fot-Tat이 최적 전략이고, 이것은 인간이 서로 '협력할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다! 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는 듯 하다. 그러나 게임이론은 어디까지나 과학, 정확하게는 수학이고, 당연히 그놈의 수학은 인간사회의 도덕을 꼭 지지하는건 아니다. Tit-for-Tat도 마찬가지.

간단한 게임을 생각해 보자. A와 B가 통 10번에 걸쳐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하고, A는 당당하게 Tit-for-Tat을 들고 나왔다고 하자. 이 상황에서 B의 최적 전략은? 마찬가지로 Tit-for-Tat? 틀렸다! 최적전략은, 최후에 배신한다, 다. 감이 있는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 최후에의 배신은, A가 Tit-for-tat을 이용해서 '응징'할 기회를 뺏는다.

잘 이해가 안된다면, 수리적으로 계산을 해보자.

       A      B
A  (10,10) (15,1)
B  (1,15)  (5,5)

본 게임은 A와 B가 협력하면 10,10, A가 배신하면 A는 15, B는 1, B가 배신하면 A는 1, B는 15, 둘다 배신하면 5,5를 받는 구조다.

만일 이 게임을 딱 한번만 한다고 하면, A가 Tit-for-tat을 들고 나왔을때, B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배신을 해야 한다. 따라서 Tit-fot-tat은 무너진다.

만일 이 게임을 두번하면? B는 첫 게임에는 협력한다. (10,10), 두번째 게임은 배신한다.(15,1) 그러면 두번다 협력했을때의 보상 20보다 높다.

만일, 이 경우, 반드시 배신한다라는 전략으로 Tit-for-tat과 붙으면 어떻게 될까? B는 처음에는 15, 다음에는 5를 얻는다. 이런, Tit-for-tat과 보상이 같지 않은가!^^; 거기에 Tit-for-Tat을 쓴 A는 보상이 6밖에 되지 않으니, 이래서야 그냥 배신을 때리고 말겠다. 두번 배신 때렸다면, A도 10은 얻었을 테니까.


일반적으로 최적전략이 Tit-for-Tat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두번째로 유용한 전략이 '반드시 배신한다'라는 것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선은 못되지만,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반드시 배신하는건 차선은 된다. 즉, 배신자는 살아남을 수 있따!^^;;

사실 이것보다 더 큰 것은, 유한반복게임의 경우, 가장 합리적인 판단은 '반드시 배신한다' 전략이라는 것이다. 유한 반복게임의 경우, 맨 마지막 게임에서는 누구든 배신해야만한다. 맨 마지막 게임은 배신으로 정해졌다면, 그 직전 게임은? 당연히 그것도 배신해야 한다. 맨 마지막 게임에서 둘다 배신하는게 정해졌으니까. 이 상태로 쭉 역산하면, 최종 전략은 '언제나 배신'이다.


개인적으로는 진화심리학적인 실험으로 인간 사회를 설명하려는 시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 시도는, 우리가 시민사회의 도덕이라고 부르는 것과 충돌하는 케이스가 많기 때문이다. 위의 실험의 경과는, 유한 반복게임은 배신하고, 무한반복게임은 Tit-fot-Tat으로 가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무엇인가? 당연히 '내가 아는 사람과 협력'하고, '모르는 사람은 배신'하며, 나랑 관계가 지속될 사람은 협력하고, 지속되기 어려운 사람은 배신하며, '영원한 관계'가 엮인 사람과는 협력하고, '단기적 관계'는 배신하라는 것이다. 무슨말인지 잘 이해가 안된다고? 저 윤리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이거다.

'가족주의', '지역주의', '인종주의'

당연히, 가족, 지역, 인종은, 태어날때 주어지는 것으로서, 인간이 가지는 관계중 가장 오래가는 것이다. 영원을 보장하는 종교를 제외할 경우(종교가 왜 협력이 잘 되는지 여기서 나온다.) 당연히 인간은 저런 오래가는 관계들을 중요시하게 된다. 만일 저 3가지가 비 과학적이라는 이유로 무너지면? 인간은 또 다른, 오래가는 관계를 찾는다.

이에 비해, 시민사회의 컨셉은 무엇인가? 익명성과 랜덤한 만남이 아니더냐. 그 두가지는 '내가 배신하기에는 유리'하지만, 공동체가 '유지'되기에는 유리하지 않다. 그러니, 시민사회가 종교단체보다 더 강력한 강제력 - '법' - 을 필요로 하는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또한, 저 논리에서, 시민사회는 종교단체나 가족주의, 지역주의, 인종주의등에 비해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왜냐면, 협력이 안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Tit-for-Tat을 통해서 협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현대 사회의 윤리를 서포트 해 주지는 못한다. 시민 공동체 주의 따위 엿이나 먹어라가 되는 것도 너무 당연한 결말. 자연발생적이고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윤리관은, 명백히 중국식 가족주의를 지향하게 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뛰어넘는건, 인간 어딘가에 존재하는, 비 합리적인 충동 - 시민사회와 같은 이상사회에 대한 충동같은 - 들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 전체에 대한 투영 욕망, 사회라는 존재에 본인을 투사함으로서 생기는 전체주의적 욕망이 전제되지 않고서야, 시민사회와 천부인권 개념이 존재할리 없다고 생각한다. 초기 자유주의자들이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에게만 선거권을 준다'는 것도, 생각해 보면 다 저런 배신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 아니겠는가. 오직 배신으로 인해 데미지를 충분히 입을 사람들만이, 배신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근대 국가는, 당연히 구성원들에게 '종교'를 대신하여 '영원'을 보장하기 마련이다. '영원'한 조직만이 구성원간의 상호 협력을 얻어낼 수 있으니. 아니면 적절한 시기에 '배신'만이 있을뿐.

@기린아
by 기린아 | 2007/11/08 10:15 | 트랙백(2) | 핑백(1)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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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나를 숨기는 것은 얼마.. at 2007/11/08 17:37

제목 : Tit-for-Tat과 윤리(2)
Tit - for -Tat과 윤리핑커는, 그의 저서 '빈 서판'에서, 과학적 판단과 도덕적 판단을 분리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가령, 인종차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은 근본 동일하게 태어났다, 라는 '빈 서판'의 개념에서 출발하는게 아니라, '피부색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는, 우리의 도덕적 판단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핑커는 생각했다. 그러나, 도덕에 대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고민해 본 사람은 알 수 있겠지만, ......more

Tracked from mentalese at 2007/11/09 09:19

제목 : 과학과 도덕
Tit - for -Tat과 윤리Tit - for -Tat과 윤리(2)내가 이해하기로 기린아님의 주장을 거칠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과학이 우리가 필요로하는 도덕을 정당화시켜주지 못한다. 되갚기 전략에 기초하여 협동을 설명하는 것은 단지 가족주의, 지역주의, 인종주의를 강화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필요로하는 도덕을 정당화하려면 종교나 전통 같은 비합리적 믿음을 수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과학이 대세니까 미래는 암울하다.1.새끼 오리는 태어......more

Linked at 漁夫의 이것저것; Juveni.. at 2007/11/10 15:23

... at과 현대 사회의 도덕에 대한 글에서 시작했습니다. 앞 글들을 참고하시려면 다음 글들을 보시길.Tit - for -Tat과 윤리Tit-for-Tat과 윤리(2)과학과 도덕 Tir-fot-Tat과 윤리(3)지역주의와 인종주의; 과학이 과연 현재 ... more

Commented by mahlerian at 2007/11/08 10:31
진화심리학에 단일한 이론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물론 합의된 것도 많지만), 그 바닥에서 나온 가설도 기각된게 많아요. 그러므로 진화심리학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진화심리학계의 어떤 가설, 이론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얘기하는 것이 보다 옳지요. 진화심리학 자체는 생물학만큼이나 '일반적'입니다. 글쎄 한큐로 부정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닌 것 같습니다만.
Commented by 2071 at 2007/11/08 10:36
옭 무한반복게임이라 할 지라도 기간당 할인율을 일정 이상으로 잡는다면 (그러니까 지금이 더 좋아 주의로) 설령 무한반복게임이라고 해도 배신이 최적 전략일 수 있지 않던가요 @.@
Commented by Ha-1 at 2007/11/08 12:54
기계적인 팃포탯보단 '느슨한' 편이 더 성과가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닥터스트레인지러브에서 묘사되듯, '오인 정보' 의 함정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가장 효율이 좋았던 전략은, 일단 우호적으로 대한다. 그리고 한두 차레의 배신은 용서한다. 그 다음부터는 상대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한다.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배신의 소급은 '언제 게임이 끝날 지 알 수 있는' 상황에서야 성립하는 공식일 거고요..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7/11/08 13:09
Ha-1 / 아, 제가 그 부분을 까먹었군요. '유한반복게임'이라고 할때, 그 끝이 언제인지 알 수 있다, 그 부분이 들어가야 맞겠지요.

저 역시 무한 반복, 또는 끝이 알 수 없는 게임에서 Tit-for-tat 계열의 전략의 힘을 인정하는 편입니다만, 그런 관점이 배신과 관련된 다른 게임과 결합될 경우, 전형적인 소 공동체주의가 발현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 라고 생각합니다. 즉, Tit-for-Tat이 '통'하는 범위는 어디까지냐,의 개념이 되겠지요.

@기린아
Commented at 2007/11/08 16: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7/11/08 16:47
비밀글 / 표면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수학적 결론이 꼭 윤리를 서포트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지요. 이 경우, 합리적 사고에서 나오는 윤리는, 우습게도 합리적 사고에 기반할 수 없습니다. 과학에 기반할 수 없으니까요. 별수 없이 우리가 동의하고 합의하는 결론이라는, 매우 비 과학적이고 이성적이지 않은 것에 의존해야 하지요. 다르게 말하면, '집단의지'에 의존해야 하는거겠지요.

결과적으로 봐서, 저러한 윤리체계는 '종교'에 의지하는 것에 비해서 낫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영원함에 대한 의지가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실용성면에서 보면 종교보다도 못한데가 있죠.

이 점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ed at 2007/11/08 19:0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teferi at 2007/11/08 21:57
과연 현재의 사회구조에서 누가 배신하면 되는 사람이고 누가 배신하면 안되는 사람인지 밝히는 것이 가능할까요? 현재 우리는 많은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에게 잘못 대하는 것이 상당한 데미지를 주는 경우가 있지요. 지금의 삼성이 그렇지 않습니까?
경제활동을 하면서 가내수공업을 하는 것도 아니오 많은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 많고 잠재된 고객도 많은데 누가 자기에게 데미지를 줄 사람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하겠습니까. 그러한 판단을 명확하게 하려는 것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7/11/08 22:56
teferi / 비용이 많이 드니까, 자연히 가족주의로 후퇴하는 겁니다. 믿을수 있는 사람만 챙기는거죠.
Commented by 오돌또기 at 2007/11/09 01:00
오래 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하지만, 액셀로드의 책 (협력과 경쟁의 진화던가 -_-)을 보면 실제로 참가자들을 모집해서 실험도 해보고 하면서 내린 결론이 팃포탯이 파워풀하지만, 더 나은 전략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협력에는 협력으로, 배신에는 응징으로. 여기까지는 같은데 일단 응징을 한 후에 다시 협력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낫더라는.

상응하는 벌은 한 번 주고 말아야지 계속 보복을 주고받으면 핵전쟁 나서 지구 남아나지 않을 겁니다. 외교를 봐도 팃포탯으로 국가들이 움직이면 정말 ㄷㄷㄷ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7/11/09 12:53
오돌또기 / 외교가 팃포탯이면, ㄷㄷㄷ이죠.-_-;;
Commented by 아드소 at 2007/11/10 09:41
인간 윤리와 진화심리학의 관계가 궁금하시다면 이렇게 혼자 생각하시는 것보다는 관련 서적을 좀 더 읽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이타적 유전자>를 읽어보셨으면 tit-for-tat 전략을 가지고 이렇게 장황한 이야기를 하시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tit-for-tat은 진화심리학에서도 그닥 높은 수준의 생존 전략이 아닌 것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만.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7/11/10 11:11
아드소 / 장황하기는 합니다만, 장황한데비해서 제 의견도 잘전달이 안되는것같기도하군요. 좀더정리해보도록하지요. 책도좀더읽고. 그렇지만 과학과 윤리릴 분리한더다는 진화심리학 좌파의 기획에 대해서 아직까지 별다른 비판이 없는듯해서말입니다. 저로서는, 그래서는 진화심리학에무너진 다른 도덕들ㅇ 적잖이 억울해 할것 같은데요. ^^;;
Commented by teferi at 2007/11/10 15:35
가족주의가 비용이 더 적게 든다는 증거도 없죠. 가령 가족에게 보증을 서 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서는 가족주의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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