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생각
지역주의와 인종주의; 과학이 과연 현재 지지하는지

음, 역시 심하게 까이는군요^^ 까일때 까이더라도 끝까지 가볼렵니다. 저도 저 스스로에게 답을 주고 싶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성을 과학적으로 파들어가는 진화심리학이 현대의 도덕을 뒷받침해 주는 면이 거의 없다고 해도 제게는 별로 모순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심하게 모순으로 보입니다. 왜냐면, 현재의 좌파들은, 많은 경우 과학을 이용해서 전통적인 도덕들을 뒤집어 엎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동성애의 사례를 드는 것도, 그것이 과학의 뒷받침을 받아서 본인들의 논리를 서포트 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실제 현대의 도덕들은 '과학에 기반'하여 본인들을 방어해 나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학이 본인들의 뒷머리를 잡는 순간에는, 과감하게 과학에서 도망가버린다는 것이지요. 저도 그렇고, 어부님도 그렇고, 아직 과학적으로 완전한 사실이라고는 할 수 없을 동성애자의 유전적 기원론에 기반한 '동성애는 병이 아니다'라는 개념은 받아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뚜렷하게 관찰되는 인종간 지능차이 - 이 경우, 환경에 의한 설명이 충분치 못하다면, 인종간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봐야 맞겠죠. - 는 수용하지 않습니다. 인종간 지능차이를 수용한다면, Affimative action이나 기타 프로그램은 철폐되어야 하고, 회사에서 어떤 순간에 백인이나 황인종을 흑인대신 뽑았다고 해서 욕할수는 없겠지요. 만일 정말로 인종간 지능차이가 있다면, 오히려 Affimative action을 쓰면 쓸수록 사회의 효율성이 떨어지겠죠. 이 '수학적 결론'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도망을 가야 할까요?

지역주의와 인종주의는 '편을 가르는' 인간의 침팬지 시절 유물의 한 부산물일 뿐이고, 과학이 '편 가르기 성질은 인간이 홍적세 시절부터 갖고 있던 오랜 본성 중 하나다'라 말한다고 해도 현대 사회에서 그것을 비호해야 할 이유도 별로 없습니다. 

저는 그것을 꼭 '비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문제는, 과학이 그것을 비난해 주지 못할 경우, 누가 그것을 능히 비난해 주겠냐 이말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이성'이 아니라, 인간이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우연히 간직해온 '종교'나 '전통'들일거라는 것이지요. 그것도 비 과학적 - 아직 우리가 과학을 잘 모를때 과학을 통해서 확립된 - 결론들에 대한 '전통적 지지'를 통해서 말입니다. 저는 민주주의가 유지되는, 또는 앞으로 유지될 이유는 그것이 '전통'이 되었기 때문에라고 생각하는데, 어부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살인은 부족과 무리 사회에서는 일상적이며, 사적 살인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 것은 좁은 지역에 큰 사회를 이뤄 정착해 사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면서 그 전처럼 살인을 내버려 뒀다가는 사회가 존속할 수 없을 겁니다(실제로 큰 사회에서라면, 증가하는 살인을 방치하는 것은 사회 붕괴의 전조입니다).

'사적 살인'이라는 이야기는 이 경우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민족' 또는 '부족'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행위들 - 그중에는 살인도 들어 있습니다 - 이 '사적살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요. 정교한 기계가 되어 치르는 '전쟁'이 되면 더 심할거구요. 모르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면서 살인을 내버려 두는게 아니라, 인구밀도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많이 모르는 사람'을 '많이 아는 사람'보다는 먼저 죽이는 구도로 가는 것이겠지요. 또한 이러한 행위들은 지금도 형태를 바꿔서 언제나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고.

사바나 시대에 분업을 통해 발생한 남녀의 차이를 현대의 차별로 연결시킬 수도 없거니와 그게 실제 상황에서 더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효율적이지 못한건 그 차이를 아직 우리가 충분히 컨트롤 할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형태의 컨트롤은, 당연히 A와 B를 차별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물론 말은 '구분'이라고 합니다만, 현대사회에서 '구분'과 '차별'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되네요. 구분해서 그 개별 그룹에게 서로 다른 무언가를 제시하는 것이 차별이 아니라면, 차별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요?

저는 남녀에 관련된 여러 과학적 결과들이, 지금 우리가 '능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들'에 대해 구분하고 다른 무언가를 부여하듯이, 당연히 지위를 도입하는데 부여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언가가 '동일'하거나, '무차별'하지는 않을거라는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요.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각자에게 있고 그것을 맡기면 되거니와, 어느 한 쪽이 더 많이 하는 일이라고 해서 - 가령 요리사나 기계공 등 - 예외가 없으리란 법도 없죠.

개인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우리는 어부님이 말씀하신 관점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개인이 중요한거다' 그런데, '개인' 및 '개인의 자유의지'라는 개념이 없어지고, 그 대신 '유전자에 의해 컨트롤 되는 존재'가 들어올 경우, 당연히 동일한, 또는 비슷한 형태의 유전적 정보를 가진 집단들끼리 자연스레 뭉치게 될 것입니다. 주로 '상대적으로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능력자'들이 뭉치겠고, '상대적으로 환경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자'들이 자연스레 떨려나와서 뭉쳐지겠지요. 이 경우, '민족, 종교'의 자리에 대신해서 '유전자'가 들어올 것으로 보는게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개인'이라는 개념이 무너진 세계에서, '개인'에 기반한 윤리관들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것도 무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by 기린아 | 2007/11/10 01:24 | 트랙백(1) | 핑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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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나를 숨기는 것은 얼마.. at 2007/11/10 23:55

제목 : A가 B보다 중요하다는 것
간단한 생각capcold님께서 현대의 연구들이 '환경의 영향'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런데 나는 반대 되는 이야기도 좀 보고 있다. 대표적인게 괴짜경제학의 모씨가 연구한 결과들. 아이들의 성적은, 사후의 노력보다는, 원래 그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 다르게 말하면, 유전적인 영향! - 이 더 크다는 것이다. 아직 완전히 결론난 내용은 아닌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학습과 관련된 이슈들은, 타고난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more

Linked at 漁夫의 이것저것; Juveni.. at 2007/11/10 15:23

... 간단한 생각에서 트랙백. 이 글은 기린아님의 Tit-for-Tat과 현대 사회의 도덕에 대한 글에서 시작했습니다. 앞 글들을 참고하시려면 ... more

Commented by Freely at 2007/11/10 01:29
유전자에 의해 컨트롤 되는 존재를 보는순간

건담 시드-데스티니가 생각나는 이유는 왜!(...)
Commented at 2007/11/10 10: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녁 at 2007/11/10 11:42
와~ 놀랍군요. 오늘에서야 몰아서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capcold at 2007/11/10 16:05
!@#... 현재 과학이 지지하는 것은 능력 척도에 있어서 인종이나 성별보다 개인차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 그리고 그 개인차는 정상인의 영역이라면 유전보다는 학습 환경에 의해서 더 크게 좌우되고(nature vs nurture). 뭐 저는 그 정도 논리로도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사회제도들을 지지하기에 충분하더군요. 과도급 논리로 해결할 수 있는 것에 도끼급 논리가 뭐 필요하겠습니까. 핫핫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7/11/10 23:34
capcold / '더 중요하다'는 의미가 없습니다. A의 영향력이 20%이고, B의 영향력이 50%라면, 당연히 B를 control하고, 거기에 추가해서 A를 control하는게 당연한 일입니다. B의 영향력이 A보다 크다고 해서 이것이 A를 컨트롤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린아
Commented by 아드소 at 2007/11/15 07:30
문제는 첫째, 그 차이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하는 점이고, 둘째, 컨트롤해서 어느 정도 결과를 변동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겠지요. B 따로 A 따로 컨트롤이 된다는 전제가 성립해야만, B를 컨트롤하고 추가로 A를 컨트롤한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법입니다. 5%도 안되는 A에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는 95%에 해당하는 B에서 손해를 보아야 한다면 차라리 안하니만 못한 것 아니겠습니까? 현실에서 환경에 영향을 전혀 주지 않고 유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여타 영향 없이 유전을 얼마나 쉽게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7/11/15 10:36
아드소 / A와 B가 독립적이라는 이야기는, A를 컨트롤 해도 B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A를 컨트롤 했더니 B에 손해를 본다면, 그건 A와 B가 독립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지요.

유전을 조절한다는데 이렇게 큰 거부감이 있을지 몰랐군요. '진화'라는 과정이, '그 당시의 현재에 적응하기 가장 좋은' 유전자를 '골라내는' 과정입니다. 굴드가 다양성이 어쩌고 하는건 시스템 전체에서의 이야기이지, 개별 종이나 개체들이 발전해 나가는 프로세스는 무언가를 '골라내는' 과정이지요. 그럼 목이 긴 기린과 목이 짧은 기린중 목이 긴 기린이 살아남는 것은 유전을 '조절'하는 과정이 아니란 말씀입니까?^^;; 그것이 '자연스럽게 되느냐' 또는 '인위적으로 되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자연스럽냐 인위적이냐'로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이며, 사실 저 두개의 프로세스는 근본 완전히 동일합니다.

여타 영향없이 유전을 조절할 수 있는 가망성으로, 우리는 이미 유전학이 성공하기도 전에 품종을 개량했습니다. 소에 대한 품종을 개량해서 특정 품질의 소를 우점종으로 만들었다면, 당연히 인간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게 이상한가요?

@기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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